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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성종 때의 이세좌는 유능하고 앞날이 촉망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연산군의 원한을 사서 불행을 당하게 되었다.
성종 10년(1479년)에 성종의 비이고 연산군의 어머니인 윤씨는 질투가 심하여,
왕비의 체통에 어긋나는 행동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궁궐에서 쫓겨나 서민으로 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 윤씨에게 사약이 내려졌다.
그런데 그 당시 승지였던 이세좌가 윤씨에게 내려지는 사약을 가져가야 했다.
그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가니 부인이 물었다.
"여보, 요즈음 조정에서는 폐비 윤씨를 죽여야 한다는 의견이 한창 일어나고 있다던데 어떻게 됐어요?"
그 말을 들은 이세좌는 힘없이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사약이 내려져, 내가 가지고 갔다 왔소. 윤씨는 이미 죽었소."
그 말을 들은 부인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큰일이군요. 앞으로 우리 집 자손이 끊기는건 시간문제겠어요.
어머니를 죽였으니 그 아들이 어찌 보복을 하지 않겠어요?"
과연 부인의 말대로였다.
연산군은 왕위에 오른 뒤, 폐비 윤씨를 왕비 자리로 복귀시키고
성종의 묘에 함께 묻으려 하였으나, 이를 반대하는 신하들이 있었다.
연산군은 신하들을 모두 죽이고, 또한 윤씨를 폐위시키는 일에 가담했던 사람들도 모두 죽였다.
이세좌는 물론, 그의 아들 이수정까지도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허종은 이때 영의정으로서,
폐비를 결정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그런데 어쩐지 도중에 누님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잠깐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오늘 있을 폐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 말을 들은 누님은 펄쩍 뛰었다.
"절대로 그 회의에 참석해서는 안 되네. 예를 들어 보세.
어떤 집 하인이 주인의 명령을 거역하기가 어려워 주인집 마나님을 죽였다고 치세.
그 주인이 죽고 나면 마나님의 아들이 그 하인을 그냥 두겠는가?"
허종은 누님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돌다리를 지나다가 일부러 말에서 떨어져 크게 상처를 입는 바람에
그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갑자사화 때 죽음을 면할 수가 있었다.
경행록 운결원어인 위지종화 사선불위 위 지 자 적
景行錄에 云結怨於人을 謂之種禍요 捨善不爲를 謂之自賊이니라.
경행록에 이런 말이 있다.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은 재앙을 심는 것이고, 선(善)을 버려 두고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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